김동관, ‘태양광 초격차’ 시동…차세대 셀 첫 양산 노린다
기사입력 2020-12-15 15:00:18
[e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이론적 한계 효율성 44%.’
수년 뒤 개발될 ‘꿈의 태양광 셀’, 탠덤 셀의 제원이다.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사업부문 한화큐셀은 15일 이 같은 탠덤 셀 개발 본격화를 알렸다. 향후 3년을 목표로 해당 셀의 기초 소재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경기도 판교 한화큐셀 R&D센터에서 연구원이 차세대 셀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한화큐셀 제공]
△‘꿈의 기술’ 탠덤 셀
한화큐셀은 이날 탠덤 셀 개발의 국책 과제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이번 국책 과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9월 차세대 셀 기술 선점을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태양광 R&D 혁신 전략’의 일환이다.
탠덤 셀은 기존 실리콘 태양광 셀 위에 태양광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를 쌓아 만든 형태다. 기존 셀 대비 높은 효율을 얻을 수 있어 차세대 태양광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태양광 셀 시장 약 90%를 차지하는 실리콘 태양광 셀의 이론 효율 한계는 29% 정도다. 실질적인 효율은 이보다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화큐셀은 이번 국책 과제 선정을 발판 삼아 앞으로 3년간 기초 소재 원천기술을 확보해 상업화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한화큐셀은 탠덤 셀 개발을 위해 학계, 중소기업과 함께 컨소시엄도 구성했다. 대학에선 성균관대와 고려대, 숙명여대, 충남대, 중소기업에선 엔씨디, 야스, 대주전자재료 등이다. 동반성장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태양광 소재 산업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고, ‘초격차’로 중국의 대규모 저가 물량 공세에 대응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한화솔루션 제공]
△자신감 뒤엔 ‘김동관 의지’
한화큐셀이 세계 최초로 탠덤 셀 양산에 나설 수 있는 데에는 수십년 간 꾸준히 이어진 R&D 기반 덕분이란 분석이 나온다. 1999년 독일에서 설립돼 2012년 한화그룹의 일원이 된 한화큐셀은 당시 세계 최초로 퍼크(PERC·태양광 셀 후면에 반사막을 삽입해 효율을 높이는 기술) 기반의 자체 기술(퀀텀)을 상용화했으며, 지난해에는 이 기술을 적용한 다결정 태양광 모듈이 약 20%의 효율을 달성해 세계 기록을 달성했다.
특히 한화큐셀은 지난해 경기도 판교에 차세대 태양광 셀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탠덤 셀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독일 R&D센터에 향후 3년 동안 1억 2500만 유로(약 1600억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재계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김동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업이 차별화된 기술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진의 결단이 필수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의 장남인 김 사장은 지난 1월 ‘한화솔루션 비전 공유식’을 통해 “한화솔루션이 고객, 사회, 환경,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해 풍요로운 인류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에 기여하자”고 강조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고경영진의 뚝심이 오늘의 성과로 이어졌다”면서 “앞으로 우리나라 ‘그린 뉴딜’ 등 해외 주요 국가의 재생 에너지 확산 정책과 함께 차세대 태양광 분야에서 선도적인 기술을 확보해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종무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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